139년 된 문화유산 교회, 48층 아파트로 변신?
보존 vs 주택난의 딜레마
REAL ESTATE NEWS
1/23/20261 분 읽기
토론토 다운타운, 그중에서도 역사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캐비지타운(Cabbagetown)에서 벌어지고 있는 뜨거운 논쟁을 가져왔습니다.
바로 139년 된 유서 깊은 교회를 헐고, 그 자리에 48층짜리 초고층 임대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인데요. 이 프로젝트를 두고 "역사 파괴다"라는 주민들의 반발과 "살인적인 주거난 해결이 먼저다"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사연인지, 팩트 체크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사건의 중심: St. Luke's United Church
논란의 중심에 선 건물은 셔본(Sherbourne)과 칼튼(Carlton) 스트리트 코너에 위치한 St. Luke's United Church입니다. 무려 1887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976년부터 토론토 시가 지정한 문화유산(Heritage Building)으로 보호받고 있는 곳이죠.
그런데 최근 이 건물의 소유주인 개발사 Kindred Works가 파격적인 재개발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기존 계획(2022년): 교회 위에 12층 건물 증축
변경된 계획: 교회 외벽 3개와 타워만 남기고, 내부는 철거 후 48층 타워 건립
단순히 층수만 높아진 게 아니라, 건물의 형태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대형 프로젝트로 변모한 것입니다.
개발사의 승부수: "Affordable Housing 130채 공급"
개발사가 갑자기 12층에서 48층으로 계획을 확 뜯어고친 이유는 무엇일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팬데믹 이후 시와 주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명분은 바로 '저렴한 주택(Affordable Housing)' 공급입니다.
총 세대수: 440 유닛 (전량 임대)
Affordable Housing: 약 130 유닛 (전체의 30%)
원래 계획에서는 고작 31채에 불과했던 저렴한 임대 주택이 4배 이상 늘어난 130채가 됩니다. 토론토의 미친 렌트비를 생각하면, 주거 안정이 절실한 사람들에게는 거절하기 힘든 제안인 셈이죠.
주거 운동 단체인 HousingNowTO의 마크 리차드슨(Mark Richardson)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주택 공급, 특히 저렴한 주택이어야 합니다. 홈리스 위기를 해결하려면 1960~70년대에 만들어진 '헤리티지 규칙'에 조금 덜 집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구 시의원인 크리스 모이즈(Chris Moise) 역시 "건물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30%가 저렴한 주택이라는 점은 엄청난 긍정적 요소"라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민들의 반발: "껍데기만 남기는 게 보존인가?"
반면, 40년 넘게 이 동네에 거주한 폴 딜스(Paul Dilse)를 포함한 주민들과 문화유산 보존론자들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파사디즘(Facadism)' 논란입니다. 개발 계획에 따르면 교회의 북쪽, 서쪽 벽과 타워는 보존되지만, 남쪽 벽은 재건축되고 내부는 싹 비워져서 공용 공간으로 리모델링됩니다.
주민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건 랜드마크입니다. 다들 보존 가치가 있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벽 3개만 남기고 다 부수겠다니요? 그건 보존이 아닙니다."
또한, 개발사가 토론토 보존 위원회(Toronto Preservation Board)와 충분한 협의 없이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발사 측은 "지난 1년간 문화유산 담당 직원들과 성실히 협의해왔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죠.
과거와 미래, 그 사이 어딘가
토론토에 살면서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다 보면, 이런 딜레마를 정말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한쪽에서는 "토론토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당장 살 곳이 없는데 옛날 건물이 무슨 소용이냐"고 호소합니다.
솔직히 리얼터 관점에서도, 또 주민 관점에서도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130채의 Affordable Housing은 분명 이 도시에 절실한 산소호흡기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140년 된 교회가 거대한 콘크리트 타워의 '장식품'처럼 전락하는 모습이 씁쓸한 것도 사실이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역사를 품은 12층 건물이어야 할까요, 아니면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될 48층 타워여야 할까요?
토론토 시 보존 위원회는 곧 이 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과연 캐비지타운의 스카이라인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